몇 년 전 유치원 아이를 등원시키기 위해 셔틀버스를 기다리던 중 아파트 화단에 핀 맥문동 보라색꽃을 보고 있었습니다. 제가 한의사인지 모르는 다른 아이의 어머니께서 "와 맥동문이 예쁘게 피었네요~'라고 하길래 허벅지를 꼬집으며 웃음을 꾹 참았던 기억이 있습니다. 식물이나 한약재의 관련 전공자도 아닌 젊은 아이 엄마께서 "맥문동"이라는 이름을 헷갈려 "맥동문"이라고 하신 것이 크게 부끄럽지 않은 일이겠으나, 맥문동탕을 자주 처방하는 제 입장에서는 이름을 거꾸로 말씀하신 것이 바로 귀에 들리는 일이다 보니 생긴 에피소드였습니다.
아직은 이르지만 곧 더위가 시작되는 늦봄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맥문동입니다. 아파트 화단, 길가 화단 등 길 가다 뾰족뾰족 난처럼 올라온 사이에 보라색 꽃을 피우게 되면 시선이 가기 마련입니다. 맥문동이 자라는 곳에는 잡초가 자라지 않는다고도 하는데, 크게 손이 안 가도 알아서 잘 자라고 퍼져서 많이 심습니다. 특히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것을 보면 진액을 보충해 주는 보음제인 맥문동의 성격과 맞아떨어집니다.
맥문동탕의 맥문동은 예쁜 보라색 꽃이 핀 식물의 뿌리를 사용합니다. 뿌리 부분까지 내려가보면 좀 큰 쫀득한 땅콩 같이 생긴 것이 쪼글쪼글해져 있는 것이 바로 한약재로 쓰는 맥문동입니다. 생긴 뿌리가 있는데 거심(去心)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. 맥문동은 찐득하게 생긴 것처럼 우리 몸을 촉촉하게 해 주고 진액을 보충해 줍니다. 독성도 없고 무난한 보약이 됩니다.
맥문동탕은 맥문동 반하 인삼 감초 갱미로 이루어진 처방입니다. 마른기침 특효약으로 코로나 후유증 증상 중 마른기침이 심한 분들에게도 잘 듣습니다. 가래가 점조하게 달라붙어 칵칵해도 뱉어지지 않고 걸린 듯한 마른 가래를 가습기처럼 불려주면서 거담시켜 줍니다. 건조해진 폐(肺)를 윤폐시켜 줍니다.
참고로 땀 많이 흘리는 여름철 왕실의 이온음료처럼 쓰였던 생맥산이라는 처방도 맥문동이 핵심 약재입니다. 맥문동 외 인삼, 오미자가 들어가서 여름철 흘린 땀을 맥문동이 진액을 보충해 주고, 인삼이 보기학 갈증을 멎게 하고, 오미자가 더 땀 흘리지 않도록 수렴해 주는 역할을 하는 처방입니다. 여름철 보약입니다. 보험한약에도 있는 처방이라 보약이 아닌 다한증 등 질병치료 목적으로 처방을 원하시면 건강보험 적용으로 처방 가능합니다.
♣ 진료시간 ♣
평 일: 오전 10시 ~8시 30분
토요일, 공휴일: 오전 10시~오후 2시 30분
(점심시간 없음, 공휴일휴진 시 안내)
점심시간: 오후 1시 30분~오후 2시 30분
*진료 종료 1시간 전 접수 마감
☎ 02) 6713-107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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